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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직업군의 숨은 업무-107편. 출판 편집자(기획·편집 담당)

📑 목차

    1. 출판 편집자는 글을 다듬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이다

    출판 편집자로 일하면서 나는 이 직업이 단순히 원고를 고치고 맞춤법을 보는 일이라고 오해받는 경우를 자주 겪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 편집자의 역할은 문장을 다듬는 것보다 훨씬 앞단에서 시작된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하나의 원고를 보기 전에 먼저 시장과 독자를 떠올린다. 지금 이 주제의 책이 왜 필요한지, 누가 이 책을 읽을 것인지, 기존 책들과 어떤 점에서 달라야 하는지를 먼저 정리한다. 이 판단이 서지 않으면 아무리 글이 좋아도 출간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편집자는 작가의 글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출판사의 방향과 시장의 현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출판 편집자의 업무 프로세스는 원고 이후가 아니라, 원고 이전의 판단에서 절반 이상이 결정된다. 이 단계가 흔들리면 이후 모든 편집 과정은 계속 수정과 번복을 반복하게 된다.

    특정 직업군의 숨은 업무-107편. 출판 편집자(기획·편집 담당)

    2. 기획 단계에서 편집자는 가장 많은 결정을 내린다

    출판 편집자의 기획 업무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가장 추상적인 단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결정이 내려지는 구간이다. 나는 기획 단계에서 책의 주제뿐 아니라 분량, 톤, 독자 수준, 판매 채널까지 함께 고민한다. 이 책이 서점 매대에 놓일지, 특정 독자층을 겨냥한 책인지에 따라 편집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과정에서 작가와의 소통도 중요해진다. 작가가 쓰고 싶은 책과 출판사가 만들고 싶은 책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는 것이 편집자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나는 이 단계에서 모호한 합의를 가장 경계한다. 방향이 불분명한 상태로 원고 작업이 시작되면, 나중에 수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출판 편집자의 업무 프로세스에서 기획 단계는 시간을 아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구간이다.

    3. 원고 편집은 수정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이다

    원고가 들어오면 출판 편집자의 본격적인 편집 업무가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문장 수정이나 맞춤법 교정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선택의 연속에 가깝다. 어떤 내용을 살리고, 어떤 부분을 덜어낼지, 어떤 흐름으로 재배치할지를 계속 판단해야 한다. 나는 원고를 처음 읽을 때 빨간 펜을 들지 않는다. 독자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읽히는지, 중간에 흐름이 끊기지 않는지를 먼저 느껴본다. 그 다음에야 구조적인 수정에 들어간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모든 문장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작가의 목소리가 살아 있어야 책이 힘을 갖기 때문이다. 대신 독자가 혼란을 느낄 지점, 반복되는 설명, 논지가 약해지는 부분을 중심으로 개입한다. 이 균형을 잡는 것이 편집자의 가장 어려운 업무 중 하나다.

    4. 편집자가 작가에게 수정 요청할 때 사용하는 실제 방식

    4-1. 수정 요청은 지시가 아니라 협업의 시작이다

    출판 편집자로 일하면서 내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 순간은 원고를 고치는 시간이 아니라,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전달하는 순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편집자는 원고를 고치라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수정 요청은 매우 섬세한 작업이다. 잘못 전달된 수정 요청 하나가 작가의 의욕을 꺾고, 프로젝트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수정 요청을 ‘지시’나 ‘평가’로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협업 제안으로 다룬다. 이 원고를 더 좋은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선택이 필요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방식이다. 이 관점이 없으면 수정 요청은 곧바로 갈등의 씨앗이 된다. 편집자의 실제 업무에서 수정 요청은 글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관계를 관리하며 방향을 맞추는 과정에 가깝다.

    4-2. 나는 수정 요청 전에 먼저 원고의 의도를 정리한다

    편집자가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문제인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그보다 먼저 이 원고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작가의 핵심 의도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정리한다. 이 과정 없이 바로 수정 포인트를 전달하면, 작가는 자신의 글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나는 수정 요청 메일이나 메시지를 쓰기 전에 항상 한 문장으로 원고의 방향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 문장을 수정 요청의 첫 부분에 반드시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이 원고에서 가장 잘 살아 있는 부분은 ○○에 대한 작가님의 시선입니다”와 같은 문장이다. 이 한 문장이 들어가면 작가는 편집자가 자신의 글을 읽고 이해했다는 신호를 받는다. 그 이후에 전달되는 수정 요청은 비판이 아니라 보완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4-3. 수정 요청은 문제 지적이 아니라 독자 기준으로 설명한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수정 요청을 할 때 “이 부분이 이상합니다”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대신 항상 독자 기준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이 문장은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고, “이 부분에서 독자가 흐름을 놓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기준을 작가가 아닌 독자로 옮기면, 수정 요청의 성격이 개인적인 평가에서 공동의 목표로 바뀐다. 또한 나는 한 번에 너무 많은 수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구조 수정, 내용 보완, 표현 다듬기를 한꺼번에 요청하면 작가는 압도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수정 요청을 우선순위별로 나눈다. 지금 반드시 필요한 수정, 가능하면 고려해 볼 수정, 편집자가 제안하는 선택 사항으로 구분한다. 이 방식은 작가가 수정 요청을 ‘명령 목록’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제안’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실제 현장에서 이 차이는 작업 속도와 결과물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준다.

    4-4. 작가의 거절을 예상하고 수정 요청을 설계한다

    편집자가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모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수정 요청을 전달할 때부터 작가가 거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그래서 수정이 꼭 필요한 이유를 하나만 준비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설명 논리를 준비한다. 예를 들어 시장 관점, 독자 관점, 책 전체 흐름 관점 중 최소 두 가지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또한 작가가 강하게 고집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대신 “이 부분은 작가님의 색이 분명하니 유지하되, 앞뒤 맥락만 조금 조정해보는 건 어떨까요”처럼 타협안을 제시한다. 출판 편집자의 실제 방식은 이기거나 지는 구조가 아니라, 결과물을 살리는 방향으로 균형을 잡는 데 있다. 작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책의 완성도를 지키는 것이 편집자의 실력이다.

    4-5. 수정 요청 이후의 태도가 다음 작업을 결정한다

    수정 요청은 전달하는 순간보다 그 이후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 출판 편집자인 나는 작가가 수정 원고를 보내왔을 때,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먼저 감사와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작가는 자신의 노력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느낀다. 나는 수정된 원고에서 좋아진 점을 구체적으로 짚은 뒤, 추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다시 제안한다. 이때도 같은 기준을 유지한다. 독자 기준, 구조 기준, 전체 흐름 기준이다. 이렇게 수정 요청과 피드백이 반복되면, 작가는 점점 편집자의 기준을 이해하게 되고 수정 과정이 빨라진다. 출판 편집자의 업무 프로세스에서 수정 요청은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신뢰를 쌓아가는 반복 과정이다. 이 신뢰가 형성되면 다음 책, 다음 프로젝트는 훨씬 수월하게 진행된다. 결국 편집자가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잘한다는 것은, 글을 고치는 능력보다 사람과 일을 함께 끌고 가는 능력에 가깝다.

    5. 출판 편집자의 하루 업무 흐름과 실제 시간 배분, 보이지 않는 일이 하루를 채운다

    5-1. 출판 편집자의 하루는 출근과 동시에 이미 시작되어 있다

    출판 편집자로 일하면서 나는 출근 시간과 업무 시작 시간이 다르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겉으로 보면 편집자의 하루는 사무실에 앉아 원고를 읽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출근 전에 이미 머릿속에서 업무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어떤 원고를 먼저 봐야 하는지, 어느 작가에게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 마감 일정 중 가장 위험한 지점이 어디인지를 출근길에 정리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나는 가장 먼저 메일과 메신저를 확인한다. 작가의 수정 원고가 도착했는지, 인쇄 일정과 관련된 연락은 없는지, 내부 회의 요청이 들어왔는지를 빠르게 훑는다. 이 시간은 짧아 보이지만 하루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다. 출판 편집자의 업무는 계획대로 흘러가기보다, 이 초기 확인 단계에서 우선순위가 계속 바뀌며 재정렬된다.

    5-2. 오전 시간은 판단과 결정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출판 편집자의 하루 업무에서 오전 시간은 가장 집중력이 높은 구간이다. 나는 이 시간을 단순한 반복 작업에 쓰지 않는다. 주로 기획 검토, 원고 판단, 수정 방향 설정 같은 결정이 필요한 업무를 배치한다. 새로 들어온 원고를 처음 읽거나, 기존 원고의 구조를 점검하는 일은 오전에 처리하려고 한다. 이 시간대에는 전화나 외부 미팅을 최소화하고, 문서와 원고에 집중한다. 실제로 하루 업무 시간 중 원고를 직접 읽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대신 “이 원고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어디까지 수정이 필요한가”를 판단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출판 편집자의 실제 시간 배분에서 오전은 작업 시간이 아니라 결정 시간에 가깝다. 이 판단이 명확해야 오후의 커뮤니케이션과 실행이 흔들리지 않는다.

    5-3. 오후 업무의 대부분은 소통과 조율로 채워진다

    점심 이후 출판 편집자의 하루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오후 시간은 작가, 디자이너, 마케터, 인쇄소 등과의 소통으로 빠르게 채워진다. 나는 작가에게 수정 요청을 전달하거나, 수정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정리해 보낸다. 동시에 표지 디자인 시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홍보 일정과 관련된 내부 회의에도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편집자는 중간 조율자의 역할을 맡는다. 작가의 의도와 출판사의 방향, 제작 일정과 현실적인 제약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 시간대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도 자주 발생한다. 작가의 일정 변경, 수정 지연, 외부 일정 조정 요청이 들어오면 기존 계획은 다시 조정된다. 출판 편집자의 실제 업무 흐름에서 오후는 가장 정신없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프로젝트를 앞으로 밀어주는 핵심 구간이다.

    5-4. 편집자의 하루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많다

    출판 편집자의 하루 업무를 외부에서 보면 “도대체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편집자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생각하는 시간, 정리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메일을 쓰기 전에 머릿속에서 여러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쓴다. 수정 요청을 보내기 전에도 어떤 표현이 작가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지 고민한다. 이 시간은 타이핑 기록으로 남지 않지만, 결과물의 질을 결정한다. 또한 나는 하루 중 짧은 틈을 활용해 독자 반응, 서점 동향, 다른 출판사의 신간 흐름을 확인한다. 이 역시 즉각적인 성과로 보이지 않지만, 다음 기획의 밑바탕이 된다. 출판 편집자의 실제 시간 배분에서 이런 보이지 않는 시간은 전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5-5. 하루의 마무리는 정리와 다음 날 준비로 끝난다

    출판 편집자의 하루는 퇴근 시간에 맞춰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 나는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반드시 오늘 처리한 일과 남은 일을 정리한다. 어떤 원고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작가에게 답변을 줘야 하는지, 내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간단히 기록한다. 이 정리가 없으면 다음 날 아침 업무 시작이 느려진다. 또한 나는 하루를 돌아보며 판단이 잘된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스스로 점검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편집자의 기준이 조금씩 정교해진다. 출판 편집자의 하루 업무 흐름은 단순한 시간표로 설명되지 않는다. 판단, 소통, 기다림, 정리가 반복되며 하루가 채워진다. 이 리듬에 익숙해질수록 편집자는 바쁘지만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출판 편집자의 시간 관리는 시간을 쪼개는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를 어디에 쓰느냐를 선택하는 문제에 가깝다.

    6. 출간 이후까지 이어지는 편집자의 마지막 업무

    책이 인쇄되고 출간되면 편집자의 일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후의 과정도 편집자의 업무 흐름에 포함된다. 나는 출간 이후 독자 반응, 서점 반응, 리뷰 내용을 꾸준히 확인한다.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아쉬움이 나오는지를 기록해 둔다. 이 피드백은 다음 기획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한 작가와의 관계도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편집자의 역할이다. 출판 편집자의 업무 프로세스는 한 권의 책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책으로 이어지는 경험의 축적이다. 이 기록과 피드백이 쌓일수록 편집자는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출판 편집자의 실력은 한 번의 히트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결과를 만드는 데서 드러난다.